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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
 일본 연극계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1935 ~) 연출가는 도쿄 근교의 사이타마(埼玉)현 출신으로 1955년 우연히 신극 단체인 세이하이(靑俳)에 입단함으로써 연극에 첫 발을 들여놓은 후 배우로 활동하였으나 그리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1967년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와 함께 극단 현대인극장(現代人劇場:겐다이진 게키조)을 창단한 그는, 1969년 쿠니오 작 <진정이 넘치는 경박함(眞情あふるる輕薄さ)>을 첫 연출하며 데뷔작으로 일본 연극계의 주목을 끌었다. 현대인극장이 해체된 뒤 1972년 사쿠라샤(櫻社)를 창단한 그는, 이후 실험극에 몰두, 신주쿠(新宿)를 거점으로 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연이어 공연하며 연출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  이후 정치적 투쟁 일변도의 소극장 연극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니나가와는 1974년 도호(東寶) 연극부의 프로듀서 나카네 타다오(中根公夫)와의 만남을 계기로 좀더 제대로 된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새로운 가능성에 열려 있는 상업 연극계로 전환을 하기에 이른다. 1974년 대극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시작으로 <니나가와 맥베스>, <리어왕>, <오이디푸스왕>, <왕녀 메디아>, <햄릿>, <치카마츠 신쥬 이야기> 등 1980년대를 거치며 그의 ‘마술’적인 연출력은 더욱 빛을 발하였고, 연출가인 그의 이름을 믿고 작품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수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니나가와는 1983년 <왕녀 메디아>의 그리스 공연을 시작으로 해외로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등 전세계를 무대로 연출가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하며 일본 연극의 저력을 세계에 알려왔다. 1999년 비영어권 연출가로서는 최초로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The Royal Shakespeare Company : RSC)와 작업을 하기도 했던 니나가와는 이후에도 <페리클레스>, <햄릿>,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코리올레이너스>, <십이야> 등 다수의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언어를 넘어선 탁월한 극적 해석으로 본고장 영국의 관객들마저 매혹시킨 셰익스피어의 거장이다. 2002년에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 (CBE)를 수여 받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물론이고 그리스 비극에도 정통한 그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텍스트에 내재된 가치를 찾아내는 혜안, 일본 연극의 전통적 요소와 특유의 비주얼을 살려내는 미학적인 연출로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의 찬사를 얻고 있으며, 특히 막이 오른 후 3분 안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마법과도 같은 연출로 폭넓은 관객들에게 연극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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