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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메트오페라 아르미다

글쓴이 : 민선아빠 날짜 : 2010-08-01 (일) 00:00 조회 : 3365
이번 시즌 마지막 메트오페라인 아르미다를 보고 왔다.
지난해 10월 라보엠을 시작으로 꾸준히 관람했다.
(토스카와 카르멘을 놓쳤는데, 그중 꼭 보고 싶었던 카르멘은 다행히 앙코르 상영을 한다고 한다.)
 
오늘은 혼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지난번 나비부인을 혼자 봤을 때의 어색함을 잊을 수 없어 망설이고 있던 내게
'다른 건 다음에도 할 수 있지만 이건 오늘 아니면 안 되잖아?'라고 말해준 민선이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 나는 아르미다의 마지막 공연을 보러 간 것이다.
 
물론 브라운리의 리날도가 감정이입에 약간 방해가 되는 것은 사실이나
- 하지만 그의 노래는 매우 훌륭하다. -
공연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다.
 
특히 르네 플레밍은 뛰어난 연기와 노래로
빌 생클리가 남긴 축구계의 명언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MET Opera on Screen'을 보러 갈 때면 오페라와 영화관람 사이에서 혼동을 겪기도 한다.
 
첫째로, 드레스 코드.
지난번에는 놀이동산에서 바로 가느라 샌들을 신고 있었는데
극장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서 신을 갈아 신고 와야 할 지 고민스러웠다.
 
둘째로는, 간식이나 음료수.
극장이므로 팝콘 등 간식을 먹어도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이것도 왠지 마음에 걸려
아이와 함께 갈 때가 아니면 간식을 안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객의 반응.
처음 메트오페라를 메가박스에서 상영한다고 했을 때
실제 오페라하우스에서처럼 아리아가 끝나거나 막이 내렸을 때 관객들이 박수를 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비단 오페라에서뿐 아니라 가끔은 겪게 되는 상황인데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1989년에 봤던 '메이저리그(1편)'이 있다.
 
팀의 사활이 걸린 마지막 경기는 마치 경기장을 옮겨 놓은 듯하게 영화를 구성했는데
찰리쉰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던 장면,
톰 베린저가 마지막 타자로 나서던 장면 등 여러 중요한 장면에서
극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마치 자신들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홈팬들이라도 되는 양 박수와 환호를 보냈었다.
 

 
1막이 끝나고 다음 시즌에 예정된 오페라가 소개되는데 왠지 마음이 쨘했다.
바그너의 발퀴레와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가장 기대된다.
(두 시즌 연속으로 모차르트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
 
다음 시즌에도 메가박스의 메트오페라가 이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1년동안 메가박스에서 상영되었던 메트오페라를 보느라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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