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FM에서 'KBS Listen & Lesson' 음반 전집 발매 기념으로 이벤트를 했다.
김소은의 처음 만난
클래식 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12월 21,22,23일 (3일간) 1시간씩 방송하고 청취소감을 받아 5명에게 전집을 주는
이벤트이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원래 이런 거 귀찮기도 하고 글재주도 없어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다.
차라리 필요하면
내돈 내고 구입을 하지...
하지만 왠지 이건 소감을 하나 쓰고 싶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어차피 읽어 줄 사람도
거의 없는 내 홈페이지에 몇시간씩 걸려 가며 글을 올릴 바에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확실한 목표가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글솜씨가 훨씬 유려하며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글에 녹이는 사람들은 주변에 숱하게 있다.
채택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내 느낌을 써내려갔을 뿐... (물론 이 글을 심사할 KBS 담당자들을 의식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못 하겠다.
--;;;)
저는 이제 나이 마흔이
된, 한 초등학생 아이(이하 민선이)의 아빠이며 클래식을 매우 좋아하는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클래식에 빠지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클래식을 워낙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저희 집에서 수십년동안 라디오는 거의
93.1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자라는 동안 클래식 음악을 막연히 좋아하면서 자랐지만, 초중고를 지나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대중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 할 기회를 자연스럽게 잃어 갔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것처럼 클래식에 끌렸고
지금은 하루라도 클래식을 듣지 않으면 귀에 가시가 돋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클래식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음악회에도 자연스럽게 다니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행히 주변에 친구 중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구가 하나 있어
(40대 남자에게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구가 몇명이나 될지요?)
서로 블로그에 글도 많이 쓰고 만날 때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 친구와도 더욱 좋은 관계가 되었습니다.
(허영만의 식객에도 막역한 사이면서도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는 두 선후배가 나오죠.)
이처럼 좋은 음악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사실 이번에
KBS의 '김소은의 처음 만난 클래식' 이벤트를 처음 보았을 때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더 어린 시절 이런 프로그램을 듣고
클래식에 자연스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제 음악생활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리고 민선이를
생각했습니다.
민선이는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이고 올해부터 제가 가끔 음악회에 데려가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저와 함께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민선이가 음악회에 같이 가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좀처럼 대중음악처럼
친근하게 생각되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그것이 제가 이번 이벤트를 기다리게 된 이유입니다.
민선이에게는,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김소은씨 (저희 아내는 '꽃보다 남자'의 애청자입니다. 만화책도, 한일대만 3개국의 드라마도 모두 보았을 정도니까요. 민선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죠.)가 그동안 단편적으로 이름만 들어왔던 음악가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큰 기회일 것입니다.
- 나 김소은,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다.첫날은 김소은씨가 클래식 매니아인 삼촌의 도움으로 클래식에 입문하는 과정을
다루게 됩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매체는 바로 'Listen&Lesson' CD입니다.
이날은 바로크와 고전시대를
전반적으로 다룹니다.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워낙에 중요한 시대이면서 명실상부한 클래식 음악의 최고 거장들이 포진한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소은씨가 가족과의 대화에서 무지가 탄로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다소 과장스럽기는 하지만
청취자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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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음악 (헨델)영국왕 조지1세와 헨델의 수상음악에 얽힌 일화를
라디오극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의 말미에 밝혔듯이 이 일화는 사실일 가능성이 희박한 일화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허구가 사실인 채로 남아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수상음악을 들으면서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음악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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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비발디)무려 200년 이상 지난 이후에야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바로 이 곡 사계입니다.
제 친구의 말대로 70년대 우리나라 정규방송의 화면 조정시간에 방송되던 곡입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이 곡의 제목은 몰라도 이 곡은 모두 알게 되었죠.
이 곡은 너무도 유명하여 클래식 매니아들은 은연 중에 이 곡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만
아무리 들어도 이 곡은 너무나 훌륭하다고 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민선이도 장영주가 연주한 이
곡의 겨울 1악장을 계속 반복하여 듣고는 하는 것으로
이 곡의 중독성(?)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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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극 :
비발디와 바흐의 표절 논란 & BWV1065 및 협주곡 조화의 영감 (바흐 편곡 비발디)그 당시에는 당연하게도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없었을 뿐더러 훌륭한 곡을 편곡, 혹은 악보로 정리하는 것을 당연하고도 좋은 일로 받아 들였습니다.
이를 저작권이 중시된
현대적인 관점에서 극으로 꾸미고 다시 한번 현실적으로 해석해 준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중에서 대표적인 곡으로
소개된 BWV1065는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곡입니다.
고음악 전문 레이블인 DHM의 비발디 곡으로도 소장하고 있으며 이곡을
매우 좋아합니다만,
장영주가 출연한 Piano Extraveganza에서는 바흐가 편곡한 BWV1065가 소개되고 있으며
장영주를
비롯한 기돈 크레머, 바담 레핀, 미샤 마이스키 등 현악의 대가들이 먼저 이 곡을 연주한 후
아르헤리치, 엠마누엘 액스, 에브게니 키신,
랑랑, 제임스 레바인, 플레티뇨프 등 명 피아니스트들이 이 곡을 연이어 연주하는 1악장을 들어 보면 이 곡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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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협주곡 (하이든)제 동년배라면 모를 수가 없는 곡일 것입니다.
바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바로 장학퀴즈의 주제음악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이 곡을 알지 못 했기 때문에 그저 장학퀴즈를 위해 별도로 제작된
곡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이든은 여러 악기를 위한 여러 종류의 곡을 작곡한 훌륭한 작곡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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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극 : 3명의 천재의 좌담회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세 명은 서양 클래식 음악사에서 절대로 제외할 수 없는
인물이며 바하와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들입니다.
하이든은 클래식 매니아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무시당하는 편이지만 저는 매우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어느 책에서 기술되었듯이 세계 역사상 매우 드물게도 '완벽하게 천재이면서도 동시에 완벽하게 인간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그 이후 누구나 강렬하게 집착하고 작곡하였던 교향곡이라는 장르와 현악4중주라는 형식을 완성한 그야말로 진정한
천재입니다.
그러면서도 천재로서는 드물게 인간적인 철저하게 인간적인 인물 하이든입니다.
(저는 하이든을 인간적이면서 천재로서 너무도
좋아합니다.)
모차르트는 머리 속에 음악이 들어 있는 인류 음악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음악은
너무도 훌륭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신이 내린 음악의 천재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음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밀로스 포만의 영화 '아마데우스'의 주인공을 그대로 본 뜬 모차르트의 캐릭터는 어쩌면 저와 같은 모차르트의 팬들에게는 조금은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의 천재성은 잘 표현했다고 하겠습니다.
베토벤...
그의 음악은 제게 하이든, 모차르트에 비해서는
가장 늦게 다가 왔습니다.
하지만 왜 그를 악성(樂聖)이라고 부르는지 곧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수정을 해서 너덜너덜해졌다는
악보가 떠오르듯이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의 의지와 놀라운 음악성은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특히 올해 민선이와 함께 다녔던 예술의
전당의 기획 프로그램 '베토벤'은 나 뿐 아니라 민선이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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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
터키 행진곡 (모차르트)3명의 천재의 좌담회를 마치고 이 곡이 흘러 나왔습니다.
유쾌한 분위기라면 역시 모차르트의 곡인 만큼
너무도 절묘한 선곡이라고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민선이는 (의외로) 피아노 강습시간이 아닌 발레 강습시간에 나온 곡이라며
너무도 이 곡을 좋아했습니다.
저와 민선이는 이 곡을 배경음악 삼아 둘이 재미있게 춤을 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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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6번 전원
(베토벤)유명한 소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에 나오는 바로 그 '전원'입니다.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중 짝수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조용하며 정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그 중 6번 전원은 가장 뛰어난 곡이라고 합니다.
저도 베토벤 교향곡 중 이 6번을 9번
교향곡 다음으로 좋아하며, 민선이와 함께 예술의 전당에 갔을 때도 민선이가 매우 좋아했던 곡입니다.
(곡의 임펙트는 없었는지 5번 운명에
비해 제대로 기억은 못 하더군요.)
어쨌든 '전원교향곡'에서 앞을 볼 수 없는 주인공이 아름다움에 감동했던 대표적인
곡으로
앙드레 지드가 이 곡을 선택했던 이유를 저는 분명히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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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3 6번 1악장
(비빌디)민선이가 지하철 노래라고 부르는 곡입니다.
지하철의 안내 음악으로 활용되는 곡이죠.
다만 이 곡은 제가
비발디의 곡 중 Opus 2번으로 알고 있었는데 (장영주의 CD에는 OP.2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번 '김소은의 처음 만난 클래식'에는
Opus 3번으로 나와 있군요.
인터넷 검색 결과 Opus 3번이 맞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보다 정확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 나
김소은, 사랑에 빠지다.둘째날은 김소은씨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소은씨가 좋아하는 남자는 연극 햄릿의 주인공인 햄릿역의 배우입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음악의 형식보다
음악의 열정이 중요한 낭만주의를 그에 맞추어 설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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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극 -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좌담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배경으로, 낭만주의의 대가들인 베를리오즈, 리스트, 쇼팽 등의 대화가 이루어지며 쇼팽과 죠르드 상드,
파가니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죠르주 상드와 쇼팽의 로맨스(물론 냉정한 관점에서 보자면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는 죠르주 상드의
'사랑의 요정'을 읽었던 민선이에게도 상당히 관심이 가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파가니니는 어찌나 놀라운
비루투오조였는지 당시 사람들에게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연주자였다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믿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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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극 - 슈만과의 대담 (슈만, 브람스와 클라라)사실 슈만은 제가 그다지 좋아하는 작곡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슈만은 다른 측면에서 제가 좋아하는 인물인데요, 그는 음악사를 총망라하더라도 아주 다재다능한 인물입니다.
물론 다재다능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맨델스존'이 있습니다만 슈만은 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어쩌면 시대를 잘못 타고난 인물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현대에 태어났다면 훨씬 촉망받는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는 음악적인 재능을 타고 났을 뿐 아니라 단순한 예술적 능력을
뛰어 넘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는 그러한 재능을 시대적으로 감당하지 못 했기에 정신병자로 죽어
갔을지 모르겠습니다.
▶
? (브람스)브람스의 무슨 곡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민선이에게 물어
보았으나 역시나 민선이는 엉뚱한 이야기만 하네요.)
사실 브람스는 저에게 가장 이상적인 작곡가일 것 같습니다.
낭만적이면서도
고전주의를 계승하는 절제된 음악은 저를 빠져들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브람스를 아직은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있습니다.
아껴두고 있다고나 할까요?
▶
숭어 (슈베르트)이날까지 (리날도의 날 울게 하소서에 이은)
두번째로 등장한 성악곡인 숭어입니다.
사실 이 관현악곡은 훌륭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자주 연주된 흔한 음악이라는 이유로 과소평가된
대표적인 곡입니다.
▶
겨울여행 (슈베르트) & 슈베르티아데슈베르트는 매우 내성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티아데'라는 이름의 슈베르트를 중심으로 한 음악모임입니다.
슈베르트는 여기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모차르트와 비견될 정도의
천재이면서도 단명한 불행한 천재입니다.
일반적으로 겨울나그네로 알려져 있는 Winterreise는 겨울나그네로 번역되어도 별 상관은
없지만 - 고등학교에서 배운 독일어 실력으로 사전을 찾아 보자면 - 겨울여행이 올바른 번역으로 보입니다.
그 유명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이 곡이 반드시 바리톤의 곡은 아님을 역사적 근거를 내세워 주장했지만 김소은씨가 이야기한 것처럼 슈베르트는 당대의 유명 바리톤
미하엘 포글을 위해 바리톤 곡으로 작곡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집니다.
학창시절동안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테너 영역이었으며
대학교 시절에는 바리톤 영역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시절동안 왠지 바리톤은 테너에 비해 합창에 있어서는 많은 손해를 보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이러한 슈베르트의 바리톤 성향의 작곡은 매우 기분좋게 여겨집니다.
- 세째날 - 종합 : 오페라, 성악 & 후기 낭만주의 ~
현대음악
- 나 김소은, 클래식과 사랑에 빠지다.이날은 전날
김소은씨가 반했던 연극의 주인공 햄릿역의 박은호씨와 실제로 만나게 됩니다.
김소은씨는 박은호씨에게 얼떨결에 오페라를 평소에 자주
본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아마도 클래식을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은 이런 기억이 한두번씩은 있을 겁니다.
그것은 왠지 모르게 클래식
음악은 고상한 음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나도 모르게 우쭐해지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클래식 음악도 모든 사람에게 -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 편안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기획이 더욱
반가운 거구요.
어쨌든 기악곡을 중심으로 클래식을 듣다 보면 성악곡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은 인류 최고의 종합예술이라는
오페라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저도 예외가 아니라 이날의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백미였습니다.
오페라는
각종 문학작품과 장치예술 및 미술과도 연관되고 공학 등의 기술과도 관련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오페라에 관심을 가지면서
푸쉬킨의 '에브게니 오네긴', '루슬란과 루드밀라', '보리스 고두노프', '스페이드 여왕', '벨킨 이야기' 등을 매우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
축배의 노래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중)저는 롤란도 비야존과 안나 네트렙코를
좋아합니다.
그들이 호흡을 맞춘 오페라의 DVD를 몇개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이 '라트라비아타'는 제가 가장 아끼는 음반입니다.
특히
3막은 10번 이상 반복해서 시청한 것 같습니다.
의외로 민선이도 이 DVD를 매우 좋아하여 처음부터 듣자고 하여 2번이나
들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성음의 '라트라비아타' 테이프를 사오라고 하셔서 '라트라비아타'라는 말을 외우느라 음반점을
가는 동안 아주 애썼던 기억도 있지요.
이 곡이 나오는 순간 비야존의 목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누군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
날 울게 하소서 (헨델의 리날도 중) (파리넬리 OST)영화 파리넬리에서 주인공은 헨델의 곡을
너무 부르고 싶어한 나머지 몰래 악보를 훔쳐 부릅니다.
영화에서 너무나 인상적인 이 장면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
라디오극 : 바그너의 여성편력바그너만큼 클래식 음악 역사상 논란이 되어 왔고, 그만큼 현재에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곡가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음악적 숙적인 브람스와 여성 관계조차 대조적인 면은 참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바그너의
여성편력은 사실 흥미로만 다루기에는 많이 조심스러운 내용입니다.
이 구성에서는 어른과 초등학생 아이 모두에게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흥미
위주의 내용도 아닐 수 있도록 적절한 선에서 구성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또한, 바그너가 옳다 그르다의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물론 이소은씨는 그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누가 보아도 방송내용이 바그너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아니었죠.)
▶
발퀴레의 기행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중)저는 바그네리안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의 음악 중
각종 서곡은 즐겨 듣는 편입니다.
(참고로, 하루키의 단편소설 중 '빵가게 재습격'이라는 책에서는 이 바그너의 서곡이 소재가
되죠.
주인공이 학창시절 너무 배가 고파 친구와 함께 빵가게를 습격했는데 빵집 주인이 바그네리안이어서 빵을 마음껏 주는 조건으로 1시간동안
바그너의 서곡 모음을 듣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특히 바로 이 발퀴레의 기행은 유명한 로엔그린의 3막 전주곡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이 곡들을 듣고 있으면 왜 그토록 많은 인간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바그너의 음악이 사람을 움직이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발퀴레의 기행은 '발퀴레', '지옥의 묵시록' 등 여러 영화에 아주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어린
시절 (이름은 잊었지만) 오락실 게임의 주제 음악으로도 사용되었고, 얼마전에는 '짱구는 못말려' TV 만화에서도 악당이 비행선을 타고 가며
흥얼거리더군요.
▶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이 배경음악을 중심으로 김소은씨와 박은호씨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조윤범씨의 파워클래식에도 소개된 일화처럼) 대한민국 사람이 대부분 좋아한다고 하는 차이코프스키는 역시 낭만적
분위기의 대가입니다.
이 사랑이야기의 배경으로 너무도 어울리더군요.
▶
유모레스크 (드보르작) (설명 : 후기 낭만주의의
세 갈래)이 시기의 음악은 -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 제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아주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는데 그가 바로 '안토닌 드보르작'입니다.
그의 음악은 뭔지 모르게 한국인의 정서에도 매우 들어 맞는다고
생각되는데요.
이 곡은 그의 특성을 잘 나타내 주는 대표곡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획의 의도와는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선곡인 것 같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민선이는 이 곡이 아주 익숙한지 귀를 쫑긋하며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
라디오극 : 칭찬 릴레이처음에 드보르작이 무슨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뭘까 궁금했는데
칭찬 릴레이 운동이라고 해서 -
요즘 말로 - 빵 터졌습니다.
재미있더군요.
그리그의 페르귄트에서 시작해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비제의 카르멘 중
3막 전주곡까지 각 칭찬받는 작곡가의 음악이 배경으로 나오며 칭찬릴레이가 이어지는 설정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실제로 이들이 이러한
칭찬을 한 것이 사실이었던 것 같은데요.
(아니면 완전히 허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기록에 의한 내용이든 완전한 허구이든
이 극은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
꽃의 왈츠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 음악평론가 정준호씨의
해설꽃의 왈츠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면서 소개된 정준호씨의 해설.
사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의 해설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은 되었지만 생각보다도 너무 짧아 아쉬웠습니다.
정준호씨의 해설에 3,4분 정도는 할애해서 음악사를 간단하게라도 정리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인이라 생방송으로는 못
듣고 KBS 다시 듣기로 들었습니다.
연휴를 이용하여 민선이와 함께 들었고, 저보다는 민선이의 입장에서 들었습니다.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부연하여 설명했고 가끔은 연주회에서 같이 들었던 곡도 있었습니다.
한번 차분하게 끝까지 듣고 처음부터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세번째에는 이 글을 쓰고 다시 복기하는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한 번 더 들었으니 총 네번, 1박
2일 동안 무려 12시간을 꼬박 들었군요.
이번 연휴는 김소은씨와 함게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군요.
하지만 지겹지는
않았습니다.
클래식음악은 들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달라지는데 이 시리즈도 마찬가지라고 느꼈습니다.
짧은 3일간, 단 3시간동안
서양음악사를 모두 다룬다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저도 그것을 걱정하며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듣기
시작했으니까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민선이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이보다 더 깊이 들어갔으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모든 중요곡을 수박 겉핧기식으로 훑어간 것보다 이런 방식으로 각 시대와 작곡가의 특징을
쉽게 표현한 것은 매우 참신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사실 컴필레이션 음반에 그다지 우호적인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Listen&Lesson' 시리즈는 다르더군요.
곡의 선곡도 뛰어날 뿐 아니라 각 곡들도 여러 명연주자의 명음반에서 꼽은 음반이라
매우 탐이 납니다.
실제로 풍월당에서도 이 음반이 눈에 들어와 곡의 목록이나 연주자를 꼼꼼히 살피고는 마음에 들어
민선이는 물론 제가
클래식세계의 잠재고객으로 찍어둔 친구에게도 사주려고 했습니다.
글솜씨에 자신이 없는데다 게으른 편이라 이런 글을 처음 써
봅니다.
제 글이 채택되어 민선이에게 좋은 선물을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더욱 좋은 글을 써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셔서
저에게까지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 방송 자체가 저와 민선이에게는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내
주변에도 클래식 매니아는 많지 않지만, 작은 계기만 있으면 클래식 인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좋은 기획을
해주신 KBS 1FM 담당자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리며
향후에도 더욱 다양하고 알찬 방송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