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요리를 배워 보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나는 밥도 하지 못 한다.)
얼마 전 아내와 '나쁜 남자'라는 실내 포장마차를 갔다.
가치관은 유사하나 공통 취미가 거의 없는 우리에게 포장마차는 소중한
매개체이다.
그곳에서 과메기가 떨어졌다는 말에 당황하고 있던 우리에게 직원은 생석화가 아주 싱싱하다고 추천해 주었다.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요리 기회를 찾던 중...
어제 우리 가족은 밤 늦게 마트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그동안 찾던 석화를 발견했다.
운 좋게도 원래 10,000원 짜리 가격표는 두 번에 걸친 할인 가격표가 덧붙여져 5,000원이 되어 있었다.
그 뿐인가 그 석화
앞에서 딸아이와 이 시간에 이 것을 사도 될 지 의논하던 차에
아주머니가 우리의 얘기를 듣기라도 했는지 바로 우리 눈앞에서 3,000원
짜리 딱지를 붙이고 가는 것이다.
나쁜 남자에서는 비슷한 분량에 무려 25,000원이었는데...
결국 날치알을 포함하여 필요한 재료들을 함께 구입했다.
요리법은 이렇다.
(사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요리는 창조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밥도 못 하는
주제에 요리에 대한 철학은 있다. --;;;)
이것은 내가 창조한 것도 아닌데다, 조리를 한 것도 아니고 요리의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단순한 작업일 뿐이다.)
어쨌든 아래 재료를 보기 좋게 데코레이션하면 된다. (석화 1개 기준)
재료 |
분량 |
비고 |
석화 |
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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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알 |
적당량 |
의외로 잘 어울린다. |
오이 |
적당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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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
약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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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
약간 |
이번 요리에는 제외 (지난번에 너무 매웠다.) |
초고추장 |
적당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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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된 석화의 자태는 이렇다.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보면...
살짝 확대한 모습이다.
정말 화려하지 않은가?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밤 12시가 넘었다.)
술상을 차리고 석화를 하나 입에 넣은 순간...
기막힌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석화가 상(!)한 것이다.
...
값싼 재료값은 비수가 되어 내게 돌아 왔다.
'나쁜 남자'에서 괜히 저걸 25,000원을 받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야심만만한 첫요리(?)는 실패로 돌아가고...
이것이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술상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