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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이 가족의 보드게임 이야기

글쓴이 : 민선아빠 날짜 : 2003-09-29 (월) 00:00 조회 : 7000
소개

저는 최근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더니 농담으로 알더군요.
- "민선아빠는 보드게임을 우리 가족간의 공동 취미 생활로 적극 육성하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전자 게임에 몸을 담았던 민선아빠지만 요즘 PC 방에 가 보면 정말 눈살이 찌푸려 집니다.
자욱한 담배 연기...
폐인같은 모습으로 멍하니 모니터를 보며 단축키를 열심히 눌러대는 아이들...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드게임은 그래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적당히 머리도 쓰고
견제와 협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가족구성원이 자연스럽게 함께 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배경

민선아빠와 엄마가 보드게임을 알게 된데는 약간의 History가 있습니다.

민선아빠와 엄마는 신혼 초기에 주로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원 월급 주기를 원수에게 황금 퍼주기보다 아까워하던 당시 회사 LG-EDS (현 LG-CNS) 덕분에 외식같은 건 거의 생각하기 어려운 시절이었죠.

TV를 보다가 가끔 즐겼던 여흥이 바로 백만인의 카드놀이 '원카드'였습니다.
하지만 둘이서 즐기는 원카드가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었겠습니까?
아주 가끔 무료함이 극에 달했을 때 Killing Time용으로 사용하곤 했죠.

한편 그사이 저는 회사 동기들의 겷혼 축의금으로 구입한 PlayStation을 민선엄마에게 전파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동호회를 들락거리며 게임에 별 관심없는 여자들에게 적당한 게임은 도대체 뭐가 있을까...???
여러 사람이 거론했던 보글보글, 테트리스, 뿌요뿌요 (뿌요뿌요는 그나마 조금 했습니다.), 컬드셉트(이 게임은 보드게임의 성격이 짙음) 등...
그 어떤 게임도 민선엄마를 비디오 게임의 세계로 끌어 들이지 못 했습니다.

발견

그러던 어느날...
1999년 말...

민선아빠는 불현듯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즐겨 하던 보드게임 '부루마블'이 생각났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민선아빠는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찾아 다녔습니다.
과연 20년이 지난 지금 '부루마블'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놀랍게도 아직도 부루마블은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민선아빠는 기쁜 마음으로 '부루마블'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부루마블을 구하던 중 - 마치 페니실린의 우연한 발견처럼 - 보드게임이라는 세계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부루마블은 그야말로 수많은 보드게임의 극히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더구나 가장 재미없는 축에 속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에 Play하던 부루마블은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실제로 어렵게 구입한 부루마블은 한판도 제대로 못 하고 1라운드를 하다 잠이 든 이후 창고에 고이 모셔 두고 있습니다.)

바로 그 추억의 부루마블
당시 인터넷을 전전하면서 물늑대(박동주)라는 우리나라 보드게임 선구자가 만든 사이트를 찾아 내면서 보드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게임의 리뷰, Rule, 게임판 사진 등은 '그래, 내가 찾는 게 바로 이런 거였어.'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죠.

최근 다시 그 사이트를 찾아 보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물늑대라는 분은 보드게임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름)

구입/실행

2000년 초...

그러다 보니 보드게임을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사이트를 통해 구입 방법을 알아 봤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보드게임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인터하비 한 곳에서만 몇가지 게임을 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가장 유명하고 평판이 좋은 곳으로 Funagain Games이라는 사이트에서 인터넷 구매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어로 된 사용자들의 리뷰를 열심히 읽고 구입할 게임 3가지를 결정했습니다.
펀어게인의 리뷰는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이트도 좋은 글이 많이 올라 와서 굳이 영어로 된 리뷰를 읽을 필요는 없지만 영어 사이트를 돌아 다니는 것은 영어공부라는 부수입도 얻을 수 있죠. ^^

우리나라 돈으로 배송료를 포함해서 10만원이 넘을 경우 관세가 추가되기 때문에 금액 결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했습니다.
그때 월급으로는 상당한 지출이었죠.
약 10만원을 투자했으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2001년초 Funagain에서 다시 한번 3가지의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Funagain Games의 로고와 Top Games 순위

휴식기

2차 구입 직후 민선이가 태어난 후 보드게임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민선이가 카드 및 구성물들을 먹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일이었을 정도였으니...

결국 2차 구입한 게임은 거의 Play 못해 본 채 2년 이상 보드 게임들은 다시 빛을 볼 날을 기다리며 창고에 썩고 있었습니다.

현재

보드게임이 점점 잊혀져갈 무렵...

우리나라에도 보드게임 인구가 늘며 어느 정도 저변이 생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뜻밖에 민선엄마가 먼저 보드게임방에 가자고 하더군요.

휴가 기간동안 민선엄마와 함께 보드게임방에 2,3번 가봤습니다.
그리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동호회가 생기고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구입하는 것도 정말 쉬운 일이 되었습니다.

사촌형은 우리나라에 보드게임이 들어 오기도 전에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게임을 구매해서 Play한 저를 '선구자'라고 반농담 반진담을 했습니다만 (^^)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저는 그냥 남들과 상관없이 제 취향에 맞는 걸 좋아 하는거죠. (어떻게 보면 청개구리 성격의 소유자...)

커뮤니티의 글들을 읽으면 놀라운 게임 고수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그만큼 -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예전에 비하면 - 보드게임 문화가 많이 확대되었다는 뜻이겠죠.

한 15년만 빨리 발전했어도 대학 시절 많이 빠져 들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하고 싶어도 같이 할만한 멤버가 없습니다.
민선엄마를 꼬셔서 가끔 하기는 하지만...
심지어 민선엄마가 잠든 밤 여러명의 역할을 하며 혼자 게임열을 불태우기도 합니다.

저는 완전 초보 중에 초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얼마나 잘 하고 많은 Play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일 것입니다.

보유 게임

- 2003년 9월 21일 현재 보유게임입니다. : 앞으로 이 보드게임들에 대한 Review를 차레로 올릴까 합니다.

[ 우리집 보드게임 단체사진 - 피사의 사탑 모드 ]

(사진과 같은 순서)
이름 종류 인원 제조사 구입시기 구입처 구입가격
Guillotine Card 2 ~ 5 Wizards of the Coast 2001년초 2차 Funagain Games $9.95
Lost Cities Card 2 ~ 2 Rio Grande / Kosmos 2000년초 1차 Funagain Games $14.95
Bohnanza Card 2 ~ 6 Rio Grande / Amigo 2000년초 1차 Funagain Games $11.95
Carcassonne(ORN) Board 2 ~ 5 Rio Grande / Hans im Gluck 2001년초 2차 Funagain Games $14.95
TORRES Board 2 ~ 4 Rio Grande / Ravensburger Germany 2001년초 2차 Funagain Games $49.95
Puerto Rico Board 3 ~ 5 Rio Grande / Alea 2003-09-20 BoardGameBang.com 52,000원
Samarkand Board 2 ~ 5 Abacus 2000년초 1차 Funagain Games $29.95
Rummikub Board 2 ~ 4 KOD KOD 2003-09-03 BoardGameBang.com 33,000원
부루마블 Board 2 ~ 5 씨앗사 1999년말 인터넷 모 사이트 15,000원


회상 : 어린 시절

생각해 보면 저는 어린 시절에도 나름대로 보드 게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1. 부루마블 - 어린 시절 이 게임 모르면 간첩이었다죠.
  2. 부루마블 트레이드 - 부루마블의 감동을 잊지 못 하고 외숙모님과 외사촌누나를 3박 4일을 졸라서 구입한 게임
  3. 세계여행 게임 - 이번에는 사촌형을 졸라서 산 게임. 6개의 도시(리오데자네이로, 카이로, 베네치아, 시드니 등) 중 4개 도시에서 정해진 관광을 하고 빨리 서울로 돌아오면 승리하는 게임. 예상 외로 대단한 밸런스와 게임성을 갖추고 있어,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재미있게 했던 게임. 친구들이 이 게임을 하기 위해 놀러 오곤 했습니다. 한 친구는 자신에게 팔라고까지 했던 게임. (돈이 승리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준 게임)
  4. 인생게임 - 이것도 워낙 유명한 게임이라...
  5. 뱀주사위놀이 - 다 큰 어른이 되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게임을 다시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결국 디스켓에 이미지를 복사해서 인쇄소를 찾아가 거금 4000냥을 주고 컬러확대인쇄했다는 전설이...

민선엄마 2003-09-29 (월) 09:43
보드게임도 좋지만 제발 밤에는 좀 잡시다!!!
매일매일 새벽까지 혼자 여러사람 역할 해가며 게임하는게 정상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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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아빠 2003-09-29 (월) 09:59
매일매일이라뇨?
태어나서 지금까지 혼자 게임한 적은 단 2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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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2004-12-07 (화) 16:28
ㅋㅋㅋ 선생 김봉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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