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월요일 새벽 4시 30분입니다.
이 시간에 깨어있을 수 있는 이유는...
오늘이 회사 노조설립일(맞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 자고 깨어 있는 이유는...
내일 출근하기가 정말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일과 당분간 계속될 야근, 그리고 상사의 쪼임...
살다 보면 회사 가기 싫은 날이 있지만 오늘은
특히 그렇군요.
(어찌하여 우리나라는 야근이 이토록 생활화되어 있는지...)
각설하고...
깨어 있으면서 최근에
점점 맛을 들여 가고 있는 새로운 취미 생활,
바로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성격상 취미 생활로 삼는 것은 철저히 연구하는
편이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는 웹서핑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있죠.
그러던 도중 우연히
독일의 보드게임 Portal 사이트(BSW)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Play방법을 몰라서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외국 사이트를 돌아 다니다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서양애들이 다른 건 몰라도 대화매너는
정말 좋더군요.
(사실 축구 포럼 외에는 별로 외국 애들과 얘기해 본 적도 없기는 하지만...)
처음 들어 가자마자 처음
왔나면서 누군가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시작해서
Play 방법을 몰라서 헤매는데도 친절하게 하나씩 알려 주더군요.
(한게임이나
넷마블이었으면 바로 욕 날아 왔을듯...)
그리고 역시 본고장 사람들답게 게임을 잘 하더군요.
물론 제가 초보이긴 하지만
'Lost Cities'는 민선엄마와 약 30회 정도 Play 경험이 있으며 운칠기삼이라는 평가를 받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3:0으로
지고
'Carcassone' 역시 세 판 모두 졌습니다. (3명 경기 중 한번 2등)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Carcassone'을 하는 동안 독일 청년 (25세라니까...)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영어도 잘 하고 얘기도 잘 하더군요.
(게임하는
것보다 이 청년과 채팅하는게 더 재미있었습니다. 초보인 저로서는 제 차례에 Play하고 짬짬이 Chatting하느라고 매우
바빴습니다만...)
한국인이라고 하자 매우 놀라더군요.
한국에 관심있다고, 와 보고 싶은 생각(Plan)이 있다고 했습니다.
(정말? --a)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안 이후로는 말을 많이 걸더군요.
우리나라의 초고속 통신망과 발전된 IT 현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 관심있다는 것이 아주 빈말만은 아닌 듯 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산다고 해서
슈투트가르트 축구팀(VFB) 을 안다고 했더니 차범근 이름을 대더군요. (Bum Cha)
레버쿠젠 소속이었다는 것도...
축구선수
한사람이 우리나라를 알리는데는 대통령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차두리가 대표선수라는 것도 알더군요.
제가 차범근이 레버쿠젠
소속으로 1988년에 UEFA Cup에서 우승했다고 했더니 유럽 축구를 많이 안 다고 하면서 축구에 대해서도 몇가지 얘기를 더 나눴는데
영어가 짧은 게 한이었습니다.
저한테 한국사람이 이렇게 영어를 잘 하는 줄 몰랐다고 해서 집사람이 영어 교사라고 했습니다.
--;;;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 사람은 영어를 못 하는 걸로 알려져 있나 보네요. 간단한 문장만 썼을 뿐인데...)
한참
얘기하던 중 급한 일이 있는지 10분 후에 다시 올테니 그때까지 있다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는데 이제 그만 자야할 것 같아서 그냥
나왔습니다.
조금 더 친해두는 건데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하니 뜻밖의 일도 생기는군요.
다음에
다시 만나면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나 할까 합니다. (영어가 되는데까지만...)
붙임말 )
이 독일 친구 외에도
독일소년이 한명 더 있었는데 (15세) 이 청년이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친절하게 독일 소년에게 다시 이야기해 주더군요. (물론
독일어로...)
그래서 고등학교 때 배웠던 독어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 마치 영어와 독어 교재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중간에
저도 고등학교때에 독어를 배웠는데 배운지 15년이 지나서 다 잊어버렸다고 했더니
독일에서 한국어를 가르키는 고등학교는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ㅠ.ㅠ (역시 국력을 키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