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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EPL(English Premier League)의 서곡(#6) - Liverpool

글쓴이 : 민선아빠 날짜 : 2003-09-21 (일) 00:00 조회 : 2800
5. Liverpool (vs Leicester City) - 우리시간 9/20 PM 11:00)


- 2 : 1 리버풀 勝
- 지난번에 소개할 정말 마지막 팀이라고 했는데 역시 아니었습니다. 남자가 한 입으로 세번이나 말을 바꾸다니...
이번에는 마지막 팀이라고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Premier League 역사상 최고의 명문팀을 빼고 글을 마무리하려던 것이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지난 주에 마지막 글에서 우승예상을 하며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인지...

1990년대 최고의 팀이라고 하면 단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올리겠지만 리그 전체의 최고 명문, 특히 70년대와 80년대의 최고 명문은 아마도 리버풀일 것입니다.
리그우승도 최다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 (26회던가??? 이것도 찾아 봐야 되는데...)

80년대 중반까지 전세계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리버풀은 80년대 중반 두 차례의 참사 이후 국제경기 출전 금지 조치를 받으며 그 입지가 점차 좁아졌죠.
(무려 5년동안이나 각종 유럽클럽 대항전에 나가지 못 했으니 구단 사정이 어려워졌음은 너무도 뻔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 두 가지 사건을 옮기자면...

-1985년 5월 29일. 벨기에의 헤이젤(Heysel)에서 유럽챔피언스컵 결승 리버풀(잉글랜드) 0:1 유벤투스(이탈리아) 경기를 앞두고 시내에서부터 충돌하기 시작한 양 팀의 팬들이 경기장 내에서도 무차별 난동을 부렸다. 이 소동으로 경기장 한쪽이 무너져 39명이 사망하고 454명이 부상했다. 벨기에 경찰은 주동자 26명을 구속했다.
난동의 채임을 물어 유럽축구연맹은 잉글랜드 프로클럽들의 유럽대회 출전을 5년 간 정지시켰고, 잉글랜드 정부는 경기장 폭력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는 유명한 헤이젤의 비극이라고 불리는 사건인데 전세계 1억 이상의 시청자가 생중계로 보고 있던 경기라 그 파장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1989. 4. 15. 사망95명(후에 1명 추가로 사망). 부상200여 명. 세필드힐스보로경기장. 잉글랜드 사상 최악의 스포츠 재난. FA컵 준결승전 리버풀:노팅엄 포리스트 경기에 과다한 관중으로 벽이 무너지면서 참사 발생.


이처럼 리버풀은 엄청난 인기와 함께 악명높은 잉글랜드 훌리건의 온상이었습니다.

해설자도 언급했지만 앤필드 스타디움의 골문 뒤쪽 스탠드는 90분 내내 앉지 않기로 유명하죠.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민선엄마의 말로는 리버풀 사람들은 두 가지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하나는 Beetles이고 또 하나가 바로 이 축구팀입니다.

다른 팀에 비해 팀 소개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그만큼 리버풀은 전통의 명문입니다.

이제 경기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면...

우선 상대팀인 레스터시티는 지난번 경기에서 첼시와 상대한 팀이기 때문에 첼시와의 간접비교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기 초반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 비해 향상된 전력을 보여 주며 레스터시티를 무섭게 몰아 부쳤습니다.
몇번의 찬스를 무산시킨 리버풀... 그러나 전반 중반 스미체르가 얻은 PK를 오웬이 가볍게 성공시킬 때까지만 해도 리버풀의 낙승이 예상되며 필자의 머리속에는 리버풀의 올시즌 예상우승확률이 마구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PK골 이후 리버풀은 더 이상 폭풍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명성대로 탄탄한 수비진은 레스터시티의 골을 허용하지 않았고 후반 중반까지 약간의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중반 이후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되찾은 리버풀은 디우프의 전광석화같은 크로스를 헤스키가 방향만 바꿔 놓음으로써 승리를 굳히는 모습이었습니다.
추가시간에 멋진 만회골을 만든 레스터시티였지만 경기결과를 바꾸지는 못 했습니다.

해설자가 지난 경기에서 자신은 리버풀의 팬이라는 걸 밝혔는데요.
초반에는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가 후반에 갈수록 안타까워 하더군요.

경기를 보면서 확실히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는 좋아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중앙에 핀란드 빅3 멤버인 장대 히피아를 비롯 윙백에 리세가 있는 수비진은 원래 알아주는 진용이었지만 특히 측면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부분을 완전히 보완한 모습이었습니다.
훌리에르의 리버풀도 맨유처럼 4-4-2를 기본으로 하는데 맨유와는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었죠.
('左긱스 右베컴'의 작년까지의 맨유의 측면을 따라갈 팀은 세상 천지에 없겠지만...)

오른쪽에 2002 월드컵 이후 영입한 연쇄살인범 엘하지 디우프를 놓고 왼쪽에는 긱스, 데미안 더프와 함께 프리미어 리그의 3대 왼쪽 미들이라 불리는 호주의 해리 키웰을 리즈로부터 영입했습니다. 이는 정말 절묘한 Transfer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이들은 오늘 중앙에 체코의 공격형 미들 스미체르, 잉글랜드 대표팀의 핵 스티브 제라드와 함께 다이아몬드 미들진을 구성하면서 큰 활약을 했습니다. 특히 키웰의 플레이는 정말 뛰어났습니다.

투톱은 잉글랜드 대표팀 투톱인 오웬과 헤스키가 있으니 미들의 보강은 올시즌을 기대하게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체코의 신성 밀란 바로스가 지난 경기의 큰 부상으로 일찌감치 올시즌을 마감했다는 것입니다.
헤스키와 번갈아 출장하면 좀 숨이 트일 것 같은데 말이죠.

오늘 경기로 제가 리버풀을 과소평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버풀도 우승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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