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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간 중 읽은 책 몇 권...

글쓴이 : 민선아빠 날짜 : 2010-05-02 (일) 00:00 조회 : 46497
4박 5일간의 회사 교육을 다녀왔다.
 
다행히 이번 교육은 시간여유가 많아 가져간 책 2권을 모두 읽었다.
회사 교육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 Mozart (Peter Gay)
    그 중에 한권 모차르트 전기다.
     
    컬럼비아 대학, 예일대학에서 정치학, 역사학 교수를 역임했고 정신분석학 관련하여서도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는 피터 게이 (Peter Gay)가 저작한 모차르트의 전기다.
     
    그의 생애를 '천재-아들-종-자유음악가-거지-거장-극작가-고전'이라는 대표적인 키워드로 표현했다.
     
    모차르트의 전기인만큼 그의 곡에 대한 음악적인 분석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그가 죽을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와의 관계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전기를 읽어 보면 -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 그가 남긴 편지가 많이 인용된다.
    대학시절 다양한 사람들과 상당량의 편지를 주고 받았던 나로서는
    내 편지를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필립 솔레르스 (Philippe Sollers - 솔레르라고 발음되어야 할 것 같지만 책에도 '솔레르스'로 되어 있다.)
    의 '모차르트 평전'과 많이 비교되었다.
     
    그는 현재 프랑스 문화에 있어서 최고 석학이라는 평가처럼 음악 뿐 아니라 미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글 속에 많이 드러낸다. (이는 오히려 내용에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은 말 그대로 평전이다. 傳보다는 評의 비중이 더 높은 책이다.
     
    본론으로 돌아 와서...
     
    피터 게이의 모차르트에서는 '전기'가 빠질 수 있는 가장 큰 함정인 신격화와 전설화를 배제하고
    비교적 객관적인 눈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예를 들면 레퀴엠과 관련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
    하지만 이 책 역시 다른 여러 음악가들의 입을 빌어 그에 대한 갈채로 마무리한다.
    (그는 책 전반에 걸쳐 꼼꼼하게 근거자료를 기록해 놓고 있다.)
     
    많은 위대한 음악가들의 표현 중 몇개만 인용한다.
     
    선배들의 음악을 꼼꼼하게 연구했던 브람스는 1881년 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피가로의 결혼>의 모든 곡이 내게는 기적으로 보이네. 어떻게 사람이 이토록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을 창조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네. 이런 일은 그 뒤로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네. 심지어 베토벤조차 하지 못 했네."
     
    멘델스존은 1832년 스승 카를 첼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베토벤을 숭배한답시고 위대한 선배들을 깔보는 태도가 유행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저는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모독하는 것은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습니다. 미칠 것 같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 모차르트는 "거룩한 모차르트"였다.
    그는 모차르트에 관해 쓰는 것을 일체 거부했다. - "나는 그를 숭배할 뿐이다."
     
     
    • 갈리아 전쟁기 (Gaius Julius Caesar)
     
    로마 역사는 물론이고, 서양 역사상 최고의 창조적 천재라고 불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그는 군사, 정치 뿐 아니라 문장에 있어서도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이며
    이 책은 당시 로마의 베스트셀러였으며,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는 전쟁역사서이면서 - 문장과 문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 라틴어 교재로 쓰인다.
     
    그는 젊은 시절 시, 희곡 등 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가 그의 신격화를 결의한 후
    신의 지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 아쉽게도 -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제외한 모든 저서를 파기했다고 한다.
    갈리아는 오늘날의 프랑스, 벨기에 지역으로 '켈트족'을 로마인들이 부르던 말이다.

    어디에서 본 기억으로는 갈리아는 '닭'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현재 프랑스의 상징은 '수탉'이며 프랑스 국가대표의 경기를 보면 가끔 닭을 가져와 치켜드는 관중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이 책과 내전기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에 반쯤은 이미 읽은 셈이다.
    참고로, 카이사르는 이 책에서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나나미가 인용한 부분과 직접 저술한 부분을 구분하기 어렵다.
     
    갈리아 전쟁기는 이 갈리아 지역의 총사령관(Imperator) 카이사르가 기원전 58년부터 51년까지(42세~49세)의 8년간
    갈리아와의 전쟁을 간결한 문체로 기록한 전쟁기이다.
    당시는 겨울에는 전쟁을 하지 않았으므로 년도별로 총 8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8권을 모두 더하더라도 400페이지 정도이다.)
     
    마지막 권은 그의 참모였던 히르티우스가 썼으며,
    그는 발부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글을 쓰는데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내가 얼마나 주저하면서 이 작업에 임했는지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오.
    그렇게 된다면 카이사르의 두 저술 중간에 내 자신의 글을 끼워넣은 어리석은 오만을 조금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겠소?
    (중략)

    카이사르의 저작은 세련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이오.
    그의 두 작품은 그렇게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간행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시대를 초월하여 다른 작가들에게 그를 능가할 기회를 주기보다
    오히려 그런 기회를 빼앗고 말았다는 찬사를 받고 있소.
    (중략)

    그의 작품이 얼마나 훌륭하고 완전무결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또한 그것이 얼마나 빠르고 쉽게 씌었는지를 잘 알고 있다오.
    카이사르의 글은 유창하고 세련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더없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소.
     

       
      • 삼국지 (이문열)
       
      이번 교육기간동안 읽은 책은 물론 아니다. (무려 10권짜리인데... --;;;)
      다만 교육시간 중 강사가 강의 소재로 삼국지를 인용하면서 언급한 책이다.
      이 책은 평역이다.

      강사는 이 책이 평역이라 이야기 전개의 박진감은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삼국지는 대부분 여러 번 읽는 책이고, 따라서 이야기 자체가 궁금한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문열씨가 삼국지의 주인공은 조조라고 생각하여 쓴 책이라고 한다.

      책을 쓰기 전 대만 교수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더니 대만인들의 반응은
      '쓸 테면 써라. 하지만 그건 당신의 삼국지일 뿐이다.'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들로서는 '촉한정통론'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조조보다는 유비같은 리더 밑에 있기를 원하지만)

      나 역시 개인적으로 삼국지의 최고 인물은 '조조'라고 생각한다.
      꽤 오래 전부터 이렇게 생각해 왔다.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삼국지 얘기가 나왔을 때 내가 이러한 견해를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때 친구들의 반응이 별로 안 좋았기 때문에 그 뒤로는 굳이 그러한 의견을 밝히지 않는 편이다.
       
      여담이지만 조조는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조조가 죽은 후 그의 세째아들 조식이 자신의 목숨을 결정하며 지은 즉흥시는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삼국지에서 상당히 좋아하는 장면이다.)
       
      형인 조비가 황제가 된 후
      자신을 죽이기 위해 일곱걸음을 걷기 전에 '콩'을 소재로 하여 시를 지으라고 명하자 즉석에서 지었다는 일명 '七步詩'이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萁(자두연두기)]
      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두재부중읍)]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본시동근생)]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상전하태급)]
       
      이 시를 들은 조비는 눈물을 흘리며 동생인 조식을 살려주었다고 한다.
      이문열은 이 책에서 삼국지의 각 인물에 대해 중간중간 자신의 평을 끼워 넣고 있는데,
      조조 중심으로 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는 과소평가되었던 조조를 보다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함으로써
      오히려 각 인물들간의 균형을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 만화삼국지 (고우영)
       
      교육시간 중 이문열의 삼국지가 화제로 오르자 주변 동료들이 언급한 고우영의 만화삼국지.
      고유영의 능력이 그대로 투영된 책이다.

      그는 만화가로서의 능력 뿐 아니라 삼국지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이 책에 그대로 반영했다.

      대단한 명작이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가장 먼저 접했던 삼국지였는데, 재발간 후 작년에 다시 한번 읽었다.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도 가끔 읽게 된다.

      그리고 가끔 읽으면 읽을 때마다 재미있기도 하다.
      굳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삼국지를 10번 읽게 되는 것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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