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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장 그르니에)

글쓴이 : 민선아빠 날짜 : 2010-07-29 (목) 00:00 조회 : 3417
대학시절 어느 날,
(단순한 나답지 않게) 괜히 센티멘탈해져서
일기장(편지지였던 것도 같다.)과 책 한 권을 가지고 경춘선 기차에 올랐다.
 

 
그때 가져갔던 책이 바로 이거다.
 
 
'장 그르니에'의 '섬'
 
왜 이 책을 가져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되어 책 내용은 모두 잊혀졌지만,
아마도 내게 있던 책 중
문득 혼자 떠나는 여행에 가장 어울리던 책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청춘의 방황이나 좌절, 또는 겉멋.
이런 건 약에 쓰려 해도 찾을 수 없는 내게도 이 책은 대학시절의 낭만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에 대해 알베르 까뮈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알제리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으로 읽었을 때 나는 스무살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받은 충격, 이 책이 내게, 그리고 나의 많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오직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 이외에는 비견할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중략)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 보게 되는 저 낯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 참고로 까뮈가 이렇게 선전(?)한 지드의 '지상의 양식'은
환희와 해방에 관한 찬가이나 개인적으로는 내용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앙드레 지드'야말로 작품에 있어서는 물론이고 종교와 관심사에 있어 변화무쌍한 인물이 아니겠는가?
 

 
'섬'은 당시 대학생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던 책이었다.
대학친구 중 당시 시집을 냈던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와 나와의 공통점은 술을 좋아했다는 점 밖에 없던 것 같다.)
 
그 친구가 원고를 맡길 때 출판사에 같이 따라가기도 했는데
책이 나오자 당연히 내게도 한 권을 주었다.
 
그 친구의 시집에도 'LES ILES(장 그르니에의 섬)'라는 제목의 시가 포함되어 있던 것을 보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며칠 전, 책을 정리하다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책이 조금 모이면 아내가 처분해버리기 때문에 이 정도 오래된 책이 남아 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아마도 이 책은 동생(민선고모)이 읽던 책인 것 같다.
갑자기 그때 일이 생각나서 몇 글자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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